PEEJAY 첫 정규 앨범 [WALKIN` Vol. 1]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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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피제이(PEEJAY)의 음악적 방향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정규작 [WALKIN` Vol. 1]이 지난 6월 23일 모습을 드러냈다. 2007년, 부다 사운즈(Buda Sounds)의 기대주이기도 했던 2인조 힙합 그룹 라임버스의 래퍼로 활동을 시작하며 이름을 먼저 알린 피제이는 데뷔 정규작 [Get On The Bus]가 흥행에 성공하며 국내 힙합 신(Scene)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인 시절부터 프로듀싱에 일가견을 보였던 피제이는 2009년 아시아 전역에서 실력과 역량 있는 뮤지션을 선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수타시(SUTASHI)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듀서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게 되는데, 라임버스의 데뷔 앨범 수록곡 “라이터를 켜라”에서 함께 작업한 진보(Jinbo)와의 프로젝트 그룹, 마인드 컴바인드(Mind Combined)로 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어서 다이나믹 듀오, 리쌍, 양동근, DJ DOC, 빅뱅, 태양과 같은 메이저 뮤지션들과 곡 작업을 이어나가며 그는 프로듀서로서 입지를 다져나간다.

피제이라는 이름을 대중적으로 널리 각인시킨 것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핫’한 래퍼 빈지노(Beenzino)와 함께하면서부터다. 너무 과분한 시선이었을까? 그는 빈지노의 싱글 타이틀 “Dali, Van, Picasso”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물론 그 논란은 오래가지 않았고, “Dali, Van, Picasso”는 결과적으로 현재 빈지노를 대표하는 곡으로 더욱 더 짙게 팬들의 기억에 남았다. 2014년,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참여한 피제이의 첫 개인 싱글, ”After Summerday“ 역시 마니아 층에게 사랑받았고, 둘의 시너지는 자이언티와 크러쉬의 곡 ”그냥(Just)“에서도 두드러진다.

[WALKIN` Vol. 1]에 참여한 뮤지션 라인업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Choice37, 빈지노, 진보, 지투(G2), 키스 에이프(Keith Ape)와 같은 개성 강한 뮤지션들을 한 앨범에 담아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그동안 꾸준히 수준급의 결과물을 만들어온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7개의 트랙 하나하나의 참신함, 음악적 깊이, 연구의 흔적이 느껴지는 앨범이다. 익살스러우면서도 재치 있는 랩과 특유의 플로우를 즐길 수 있는 타이틀곡 “I Get Lifted X Beenzino”는 예전 피제이가 프로듀싱한 빈지노 [Up All Night EP]의 “How Do I look?”이 연상되는데, 한층 더 발전된 그들의 조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WALKIN` Vol. 1]의 세련된 커버 이미지 역시 빈지노의 아트워크 크루로 알려진 ‘IAB STUDIO’가 진행했다고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타이틀 곡 만큼이나 중요한 감상 포인트가 있으니, 바로 마인드 컴바인드로 진하게 호흡을 맞췄던 진보가 참여한 곡, “미끄러지듯이(Sliding) X Jinbo”다. 그루브가 넘실대는 사운드 위로 소울풀한 진보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으로, 피제이의 음악적 색채를 느낄 수 있다.

“잊지마(It G Ma)”로 최근 해외에서 호평을 받은 키스 에이프와 그의 예전 동료, 지투가 참여한 “OUT OF MY MIND X G2 & Keith Ape”는 2014년 선공개된 싱글로, 다소 거칠고 투박하게 쏟아져 나오는 래핑 사이로 안정감을 주는 몽환적인 멜로디는 피제이의 프로듀싱 클래스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단순 샘플링보다는 코드와 화성을 나열하는 피제이의 프로듀싱은 단순히 트렌드에 편승하는 게 아니라 그의 음악적 넓은 스펙트럼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DJ Soulscape가 앨범 소개에서 “트렌디한 사운드의 유혹 속에서도 자신의 걸음걸이를 가진 프로듀서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한국의 대중 음악계는 또 하나의 새로운 영역을 가진 프로듀서의 사운드로 물들어가는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과연 피제이가 보여주고 싶은 힙합, 아니 장르를 초월하는 그 음악 세계는 무엇일까? 앞으로의 음악적 행보 역시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피제이의 정규 앨범 [WALKIN` Vol. 1]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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