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적 음악, 기괴한 하드코어 트리오 “Death Gr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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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Visla에서 ‘어차피 독자들이 들어보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잠정 판단하고 지나쳤던 하드코어 힙합 그룹 데쓰 그립스(Death Grips)를 소개해볼까 한다. 최근,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Government Plates]를 갑작스럽게 발표하고 음원을 무료 공개한 데쓰 그립스는 보컬 스테판 버넷(Stefan Burnett)과 드러머 잭 힐(Zack Hill), 키보디스트 앤디 모린(Andy Morin)으로 구성된 정신 나간 일렉트로닉 + 힙합 + 소음공해 트리오이다. 이들은 지난 앨범에서 커버를 성기로 장식하고 무단으로 페스티벌에 불참하는 등, 음악외적으로도 상당히 기괴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데 음악 역시 이미지 그대로 ‘괴랄’하고 실험적인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보컬 스테판 버넷이 쏟아내는 공격적인 래핑을 처음 접하게 되면 “이 새끼한테 지금 내 귀가 당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상당히 당혹스럽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음악을 바로 끄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에는 아무래도 데쓰 그립스의 중추적인 인물인 잭 힐의 공이 크다. 그가 만들어낸 비트들은 상당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노이즈로 가득 찬 신디사이저와 맛이 간 비트들, 그리고 기막힌 샘플 운용은 단순히 불쾌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버넷의 보컬을 완벽히 음악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실제로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Yeezus]앨범 역시 이들의 음악 방향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데쓰 그립스의 역작 [The Money Store]를 한번 돌리고 난 뒤 칸예의 앨범을 접한다면 그다지 놀랄 만한 요소들이 없게 느껴질 정도이다.

데쓰 그립스의 음악은 ‘단언컨대’ 불쾌한 음악이 아니다. 국내 대중들의 정서에 쉽게 다가가기 힘든 음악인 것은 분명하나 들을수록 빠져드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스트레스가 쌓여 답답할 때나 음악 감상의 권태가 찾아왔을 때 그들의 음악을 꺼내 들으면 일탈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음악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다면 그 때는 이미 마조히스트로 거듭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Death Grips 사운드 클라우드 : https://soundcloud.com/deathgr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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