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핼러윈을 위한 필청작, “Zombi 3” OST

열흘간의 추석 연휴로 늘어진 몸을 추슬러 일상으로 돌아간 요즘, 각종 소셜 미디어는 신음이 넘친다. 그런 비명 속에서도 다가오는 또 다른 민족 대명절을 대비하는 움직임이 있으니 바로 핼러윈이다. 이태원과 홍대 입구 지역을 불나비처럼 활보할 동서양 허깨비들의 아우성이 벌써 귓가에 쟁쟁하다. 이 초현실적인 하루, 출신을 알 수 없는 망령 사이 그대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할 작품을 소개한다.

이탈리아 고어(Gore) 영화의 다작가 루치오 풀치(Lucio Fulci) 감독은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강타한 B급 공포영화 황금기의 파도에 올라탄 인물이다. 그의 1979년 작 “Zombi 2″의 이탈리아 내 성공에 이어 제작에 착수한 “Zombi 3″은 1988년 개봉 후 비교적 완만한 성공으로 그저 그런 유럽발 피 튀기는 공포영화로 대중에게 묻힐 뻔했으나, 올해 5월 WRWTFWW 레코즈의 사운드트랙 LP 첫 발매로 예상치 못한 재조명을 받았다.

B급 공포영화의 필수 아닌 필수조건은 에로틱함이다. 긴장감이 느슨해질 때 바통을 이어받는 성적 자극은 다른 의미로 침을 삼키게 한다. “Zombi 3″의 삽입곡 구성도 같은 맥락이다. 음산한 선율의 신스가 가득한 주제곡의 여러 버전 사이 “Slow Think” 등 반전 분위기의 곡들이 버무려진 앨범의 기승전결은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오감을 자극한다. 저평가된 이탈리아 영화음악 작곡가 스테파노 마네티(Stefano Mainetti)의 손맛이 느껴지는 부분.

WRWTFWW 레코즈 공식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해당 LP는 이미 완판되었으나, 디스콕스(Discogs)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원곡만 담은 빨간색 바이닐의 ‘The Classic Edition’, 여러 스킷이 더해진 초록색 바이닐의 ‘The Special Edition’ 사이에서 입맛 따라 골라잡자.

WRWTFWW 레코즈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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