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1세대 래퍼의 아랍 플로우, Shams Dinn의 [شمس دين]

[شمس دين]은 모로코 출신 래퍼 샴스 딘(Shams Dinn)의 1985년부터 1990년까지를 돌아보는 앨범이자 아랍 음악계의 주춧돌이다. 그 시기 모로코인 래퍼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으며 실제로 곡을 녹음한 예는 더 극소수다. 유럽 내 아랍계 이민자의 이미지 개선을 목표 중 하나로 삼고 활동한 샴스 딘. 그의 아랍어 프리스타일(Freestyle) 랩은  앨범 발매가 애석하게 좌절될 때까지 유명세를 모았다. 그 후 그의 소식은 오랜 기간 없었으나 신진 레이블 스마일링씨(Smiling C)을 통해 우리 앞에 재등장했다.

올해 1월 18일 발매된 샴스 딘의 [شمس دين]은 스마일링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 본 앨범을 발굴하며 움직이기 시작한 심상치 않은 레이블 스마일링씨와 모로코 OG 샴스 딘을 주목하자.

다음의 대담은 [شمس دين] 바이닐 속표지에서 일부 발췌한 것.

당신을 샴스 딘이라 부르면 되는가.

그렇다. 사실 샴스 딘은 ‘믿음의 태양’을 의미한다. 종교적인 의미도 있지만 또 빠르게 발음하면 제임스 딘 같이 들리지 않는가. 그래서 난 샴스 딘이다.

 

당신은 우지다(Oudja)에서 태어난 모로코 사람이다. 당신의 출신, 어린 시절, 그리고 음악적 영감이란?

나는 60년대 모로코의 우지다에서 태어났다. 내 아버지는 어머니가 나를 임신하고 3개월 되었을 즈음 돌아가셨다. 나는 자연스레 당시 우지다의 종교 지도자셨던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랐다. 내 할아버지는 그 시대 몇 남지 않은 진정한 이슬람 수피교도(Sufi) 지도자셨다. 영화에서 가끔 보이는 사람들과 격이 다른 진짜셨지. 할아버지께서는 알라의 사랑과 선함을 내게 가르쳐주셨다. 덕분에 나는 성장하면서 요즘 많은 자칭 이슬람교도가 외치는 편협한 사랑보다 깊은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 이것이 내 음악적 영감이었다.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친구와의 내기로 시작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아랍어로 음악을 만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는데 난 동의하지 않았다. 이는 내가 당시 프랑스에 거주하며 유럽 내 아랍인의 열등의식을 몸서리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열등의식이란 무서운 것이다. 많은 아랍인 형제가 스스로 움츠러들어 성공의 문을 닫는 경우를 종종 봐온 나는 이 악순환 구조를 깨고 싶었다. 꿈만 가지고 파리로 상경한 내 수중에는 500프랑과 입고 있던 옷 한 벌만 있었다. 운과 노력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곡 작업을 시작했다.

 

[شمس دين]가 이전에 발매되지 않았던 이유는?

원래는 1991년에 발매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걸프전쟁 때문이지. 유명 프랑스인 가수 자크 뒤트롱(Jacques Dutronc)과도 작업한 적 있는 프로듀서와 4개월 동안 피땀 흘리며 내놓은 결과물이었기에 더 아쉬웠다. 당시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 레이블은 앨범 전곡의 가사를 프랑스어로 바꾸길 원했으나 난 동의하지 않았다. 아랍어로 부르지 않으면 내 음악이 아니니까.

 

그 후 음악 활동을 접고 잠적했다.

그 후 나는 종교적 이유로 음악 그 자체를 죄로 여겼다. 하지만 깊은 성찰 결과 내 음악 저변의 의도를 타인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늦게나마 내 음악의 메시지로 진실을 드러내고 싶다. 지금의 시대기에 더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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