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LA, 빛바랜 기억을 되짚은 앨범 [Trasmissioni]

이탈리아 기반의 디제이, 프로듀서 프란시스코 드 벨리스(Francesco De Bellis)는 댄스 플로어를 책임진 시절부터 어릴 적 듣던 이탈리아 영화 사운드 트랙의 차분함을 내심 그리워했다. 마리오 피에로(Mario Pierro)와 함께한 ‘졸리뮤직(Jollymusic)’에서 그리움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로부터 무려 11년이 흐른 2013년,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시끌시끌한 음악에 진절머리 난 마침, 레코드 레이블 에디지오니 몬도(Edizioni Mondo)을 런칭한다. 이는 이름 그대로, 1962년 영화계를 휩쓴 쇼큐멘터리 작 “Mondo Cane” 사운드 트랙의 차분함을 이어가고자 했다고.

그러한 레이블 ‘에디지오니 몬도’의 2019년 첫 번째 행보는 앨범 [Trasmissioni]. 앨범을 제작한 뮤지션은 레이더즈 오브 더 로스트 APR(Raiders Of The Lost ARP, 이하 ROTLA). 이는 다름아닌 프란시스코와 졸리뮤직, MAT101 프로젝트 등을 함께한 마리오 피에로의 또 다른 페르소나다. 이미 오랜 시간을 프란시스코와 호흡해왔으며, 레이블 시작 또한 함께했기에 레이블이 발산하고자 하는 음향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터. 그렇게 제작된 앨범은 과거에 방영된 가상의 TV 시리즈를 주제로 구상, 빛바랜 기억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ROTLA는 아마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를 가장 먼저 어루만져봤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마치 어느 독일의 크라우트록(Krautrock) 밴드 키보드 주자가 된 것처럼 현란하게 앨범의 멜로디를 구축해냈다. 이뿐인가? 훵크, 이탈로 디스코 등의 70, 80년대를 호령하던 음악 또한 발레아릭(Balearic)과 함께 [Trasmissioni]에 짙은 농도로 녹여냈다. 이게 과연 프란시스코가 그리워하던 사운드를 재현해낸 걸까? 과거를 향유하는 앨범이지만 또한 과거 시점의 미래라 이야기할 수 있으니, 이 대답은 각자의 몫, 직접 확인하자.

ROTLA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Edizioni Mondo 공식 사운드클라우드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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