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One의 첫 믹스테잎 [Prettyboyblues], 유튜브 단독 공개

글렌체크(Glen Check)의 멤버 준원(June One)이 한국 시각 8월 7일 정오, 예고 없이 그의 믹스테잎 [Prettyboyblues]를 새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그는 그간 f(x)의 크리스탈, 프로듀서 구스범스(Goosebumps), 김심야와 같은 다양한 뮤지션과 협업을 이어가다 지난 3월 30일에 “Versus”로 솔로 활동의 신호탄을 알렸고, 이번 믹스테잎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갈 거라 예상된다.

본작은 [Prettyboyblues]라는 제목에 걸맞게 사랑을 주제로 매우 감상적인 R&B 트랙들을 배치했는데, 앞절과 뒷절을 기점으로 인스트루멘탈이 더해지며 분위기를 강조하는 형식의 곡이 대다수. 목소리를 변조한 요소를 두고 봤을 때는 본작과 비슷하게 사랑이라는 감정에 매우 집중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최근 앨범 [IGOR]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또한 준원은 이전에 자신의 작품이 J.D 샐린저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에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인지 소설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거침없는 수위의 표현을 많이 사용하듯, 본작에서도 청자인 여성을 대화 중 ‘Bitch’라고 지칭하는 따위의 직설적인 슬랭이 이따금 보인다.

대뜸 “Wake up!”이라는 속삭임으로 시작되는 첫 곡 “Opening Sequence”에서는 풍성한 오르간 사운드에 목소리 피치를 변조해 “I’d just be the catcher in the rye ─ 나는 그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될 뿐이야 ─ ”를 반복하다 “Sex!”를 외치며 앨범의 주된 소재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이어서 사이키델릭한 기타 리프의 멜로디가 감미로운 “$urfer Boy”, 힙합 비트로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y i like u”, 투덜대는 여성과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Psychidelic Girl”, 자신이 지나치게 깊게 사랑에 빠졌음을 탄식하는 “Fxcked Up” 등의 곡이 이어진다. 전반부는 이렇듯 사랑의 ‘존재’, 그 상호작용에 관한 서사로 구성됐다.

중반의 “Interlude” 이후부터는 사랑을 기다리는, 이른바 애정의 ‘부재’, 새로운 서사가 이어진다. 사랑을 잃고 길을 잃어버렸음을 표현하는 “Faded”, 낯선 이에게 자신의 꿈과 사랑을 고백하는 “Stranger”, 힙합, R&B 비트 위에서 청자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는 ‘적’인지 아닌지 묻는 “Enemies”, 합창 샘플 기반으로 분위기를 길게 고조시킨 뒤 트랩으로 전환하는 인상적인 비트에서 일말의 거리낌을 극복하고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Art of War”가 이어진다. 마지막 “Ending Credit”은 인트로에 대응하는 수미쌍관으로 알람 소리 뒤 “Wake up!”이라는 속삭임으로 시작되며, ‘그저 다른 날일 뿐이었다’고 되뇌며 끝나는데, 이는 그가 이전에 밝힌 대로 장자의 ‘호접몽’에서 영향을 받았음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한편 영상은 모두 제목 [Prettyboyblues]가 표기되어있는데, 곡마다 각기 그와 어울리는 다른 폰트와 색으로 제목을 표현한 디테일에도 눈길이 간다. 전체적으로는 인스트루멘탈과 보이스 모두 사이키델릭한 성향을 띠지만, 제목 표기 방식으로 곡마다 주제와 느낌이 다름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동시에 본작이 무료 공개 ‘믹스테잎’인 동시에 유튜브를 주 플랫폼으로 이용한 이유가 엿보이는 부분.

종합적으로 [Prettyboyblues]는 근래 서울 언더그라운드 클럽에서 디제이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준원의 플레이 스타일, 즉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음악적인 취향과 폭을 섬세하게 조립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일관된 무드를 잃지 않는 베테랑 뮤지션 준원이 표현한 ‘사랑’, 그 일련의 서사를 감상해 보자.

June One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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