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 EP [YUNU IN THE HOUSE] 발매

최근 매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에잇볼타운(8BallTown)의 기린(Kirin)이 8월 26일, 베테랑 프로듀서 유누(YUNU)를 주축으로 EP [YUNU IN THE HOUSE]를 발매했다. 앨범 작곡 대부분을 유누와 기린이 맡았으며, 유라(Youra), 소금(Sogumm), 팔로알토(Paloalto)를 포함해 어글리덕(Ugly Duck), 수민(Sumin), 제이슨 리(Jason Lee) 등 다수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본작은 기린이 항상 표방해왔던 90년대 한국 뉴잭스윙의 연장으로서, 그 시대의 대중 가요를 집대성하고 이를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인상을 준다. 레트로한 감성의 훅과 멜로디를 하우스에 잘 녹여냈고, 이에 따라 댄서블한 비트와 보컬 중심으로 프로듀싱해서 좀 더 광범위한 리스너에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최근 박재범과 합작한 전작 [Baddest Nice Guys]보다는 스킬풀한 랩이 대폭 축소되었으며, 랩 또한 분량이 줄었고, 그 시절의 단순한 플로우를 차용한다.

음반 전체에서 그의 유머러스한 가사가 돋보이고, 곡 내에서 구조의 변화가 많은 편이라 청각적인 재미를 느끼기 좋다. 또 보컬과 가사, 플로우가 만드는 바이브는 20세기 말의 향수를 느끼게 하지만, 비트는 21세기의 느낌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어 촌스럽지 않다. ‘Yunu in the house!’라는 훅으로 매우 활기차게 시작하는 유로 댄스 비트의 “Pump Up the Yunu”는 후반부에 팔로알토 특유의 정박 플로우가 이어지는데, 중간에 오토메이션을 삽입해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조금 더 산뜻한 분위기의 인스트루멘탈에 복고적인 코러스를 삽입한 “보디가드”, “Yay Yay Yay”에서는 본인의 이름 ‘이대희’를 재밌게 활용한 벌스와 유라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는 브릿지 파트의 독특한 구성이 돋보인다. 이 곡은 앨범 발매와 동시에 뮤직비디오 또한 공개했는데, ‘티비는 사랑을 싣고’, ‘사랑의 스튜디오’, ‘도전 골든벨’ 등의 과거 TV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센스 또한 일품이다.

이후로는 재지한 딥 하우스 비트에 유니크한 소금의 창법이 발군인 “그때 가서나”, 곡의 주제와 상반된 추임새 ‘지금 이 DJ 누구야~’로 뜬금없는 재미를 주는 “이별선고”, 시카고 하우스와 테크노의 느낌이 혼합되어 있는 “Let Me Groove”, 전작의 “오늘 밤엔”에서와 마찬가지로 제이슨 리의 브라스가 인상적인 “Temptation”, 편히 듣기 좋은 하우스 곡과 ‘술 담배 마약 폭력 불신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게’ 등의 구절이 인상깊은 “The One” 등으로 이어진다.

최근 8~90년대를 돌아보게 하는 프로젝트성 복고 음반이 다수 발매되는 가운데에서도 그 시대의 음악을 아예 정체성으로 표방한 아티스트는 흔치 않다. 일찍이 뉴 잭스윙으로부터 시작해 이제는 당시 대중문화를 가장 꾸준히, 왕성하게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기린의 행보가 더욱 더 기대되는 바. 그 중에서도 하우스 및 댄스 팝을 좋아한다면 이 앨범은 적절한 선택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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