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라이브 믹스 녹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현장은 현장으로 남기고 싶은 맘 반, 나머지는 음악트는 중 그게 현장과의 호흡을 방해하는(전적으로 저의 문제이지만) 문제 때문입니다. 기록으로 남기려 하면 자꾸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이 노래는 꼭 넣어야 하고, 이 노래는 나만의 비장의 무기고. 이 믹스는 올해 봄 한남동 Stoked And Stoned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장님, 홍영석 형의 권유로 녹음한 세시간 가량의 바이닐 믹스 중 약 1시간을 발췌한 것입니다. 믹스 중 ‘하우스 구간’이라 말할 수도 있겠네요. Mike Huckaby 사망 소식을 들은 날이었고, 그의 노래를 틀고 싶다는 생각 정도로 레코드 가방을 챙겼던 것 같아요. 플레이 후 완전히 잊고 있다가 녹음본을 며칠 전 우연히 듣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믹스를 여러 이유로 공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디제이 분들이라면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요즘 무대를 생각하고 경험할 일이 많이 줄었죠. 없으면 못살 것 같던 일도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지더라고요. 주말 밤시간이 생기고, 일찍 일어나게 되고, 그 시간에 다른 생활을 하는 삶에 적응하던 중이었죠. 우습게도 제 라이브 믹스를 들으며 다시 무대에서 음악을 틀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됐습니다. 눈감고 춤추는 사람들도 보고 싶고, 집에서 잘 짜인 믹스셋 만드는 거 말고 장소와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 음악을 틀고 싶어졌어요. 사실 다시 들으면서 샤잠을 여러 번 돌렸습니다. 제가 고른 노래가 무슨 곡인지 가물가물해서. 다들 조금만 더 참고 다시 댄스 플로어가 열리는 날, 그렇게 새로운 기분으로 만났으면 합니다.
Jess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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