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음악 프로듀서 잭 해밀(Jack Hamill)은 스페이스 디멘션 컨트롤러(Space Dimension Controller)라는 기묘한 장치의 명칭을 빌려 스페이스 디스코, 테크노 등의 전자음악을 만들어낸다. 컨트롤러는 방대한 우주와 차원을 넘나드는 게 가능한 물건이라고. 물론 그 공간과 차원은 그가 스스로 구축, 설정한 가상 현실, 외계 행성 세계관에 한정됐지만, 그 세계관 내에서는 절대적인 속도로 청자를 어느 우주 한복판, 혹은 이름 모를 행성으로 이동하는 게 가능할 정도란다.
지난 2016년 닌자튠(Ninja Tune)을 통해 공개한 앨범 [Orange Melamine]이 잭 해밀 세계관의 속편이었다면 지난 11월 15일 공개된 앨범 [Love Beyond The Intersect]은 [Welcome To Mikrosector-50]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다. 그리고 [Love Beyond The Intersect]에는 어김없이 잭 해밀의 극내 페르소나 ‘Mr. 8040’이 등장, 그가 타고 있는 우주선의 좌초로 스토리는 시작된다. 불시착한 우주선은 전화와 조난 신고조차 할 수 없게 되어 그냥 내버려 둔 채, 미지의 행성을 불가피하게 탐사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좌초된 행성의 원주민 여성을 만나고 그녀의 힘을 얻어 좌초된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수리공을 만나기 위해 힘겨운 여정을 떠난다고.
무아지경, 반복되는 리듬과 멜로디만 감상해도 즐거운 앨범일 것. 그의 상상력만큼이나 방대한 사운드 스케이프, 필드 레코딩 샘플 등이 엮여있다. 또한 청자를 구축된 가상 우주로 보내기 위해 오밀조밀 집어넣은 요소를 귀 기울여 들으면 더 큰 감동과 여운이 함께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관적인 트랙 타이틀과 단순 연관 지어 감상해도 즐거운 전자음악 앨범. 잭 해밀의 스토리 텔링, 하단은 앨범과 함께 엮인 그림의 일부다. 음악과 함께 즐거운 관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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