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상으로는 가깝지만, 간혹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도 하는 이웃 나라 일본. 특히 그들의 기묘한 풍습이나 사회 트렌드를 볼 때 이 같은 이질감은 더욱더 심해지는데, 최근 일본 사회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족 대여 서비스 역시 그중 하나다. 배우들을 고용하여 친구나 가족원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이 서비스는 일본 사회의 쓸쓸한 단면을 보여주며 각종 해외 매체에서 크게 이슈가 되기도 했다.
21세기 사회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현상에 주목한 것은 뉴저먼시네마의 대표 기수 중 한 명인 베르너 헤어조크(Werner Herzog) 감독도 마찬가지. 영화뿐 아니라 다큐멘터리로도 그 실력을 인정받은 이 감독은 가족 대여 서비스를 집중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패밀리 로맨스(Family Romance, LCC)”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패밀리 로맨스”는 가족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밀리 로맨스 LLC의 사장, 유이치 이시(Yuichi Ishii)의 일상을 좇는다. 11년간 운영되어 온 이 사업은 가족 대행, 연인 대행, 파파라치 대행 등 그야말로 모든 역할을 대행해주는 인간 대여 풀 서비스.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은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이 산업과 그 안에 속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담히 풀어놓는다.
2019년 칸 영화제에서 특별 시사를 마친 이 영화는 오는 5월 개봉을 앞두고 예고편을 공개했다. 1분 남짓한 영상 속 담긴 것은 다소 기묘하지만, 어쨌든 사람 사는 이야기. “패밀리 로맨스”의 개봉일을 고대하며 예고편을 감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