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단절된 시대라고 말한다. SNS의 범람으로 낯선 이들의 일상은 꿰고 있지만, 가장 가까운 자신의 가족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연예인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비현실적인 프로그램은 다양한 변형을 거쳐 채널을 가득 메운다. 과열된 정보의 문제인가.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가.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진작가 한 명을 소개한다. 참고로 그의 별명은 ‘딸바보’다. 일본 태생의 토요카즈 나가노(Toyokazu Nagano). 자신의 딸을 모델 삼아 다양한 연출을 바탕으로 촬영한 사진이 히트하며, 현재 그의 플릭커 계정은 2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딸바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 작품의 절반은 본인의 딸 칸나(Kanna)를 피사체로 한다. 일본 특유의 따뜻하고 싱그러운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은 주변의 소품과 그에 걸맞은 칸나의 익살기 가득한 표정이 더해져 보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기분이 든다. 나가노는 주로 필름 카메라 펜탁스67 모델과 포트라 필름으로 작업을 완성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을 주제로 완성된 작품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함과 동시에 가슴 뭉클한 감정을 이끌어낸다. 이런 하나하나의 작품이 모여 ‘My Daughter Kanna’라는 사진집까지 발간되었다. 앞서 소개했던 유키 아오야마(Yuki Aoyama)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토요카즈 나가노의 작품은 조금 더 애틋한 부정이 담겨있다. 이외 토요카즈 나가노의 공식 웹사이트엔 자신의 가족과 그 주변의 일상을 즐거운 시각으로 담아낸 사진들로 가득 차있다. 꼭 필름 카메라가 아니어도 좋다. 손가락 몇 번으로 촬영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옆에 존재하지 않는가. 오늘은 자신의 SNS 계정에 괜히 가족을 사진을 올려보아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