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 이르러 인터넷은 현대인에게 굉장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정보 습득, SNS에서 보이는 자신, 타인의 모습을 보노라면 더 이상 개인의 사생활이란 없는 듯하다. 이에 힘입은 미디어 역시 놀라우리만치 성장해 어쩐지 조금은 무서운 세상이 만들어졌다. 프랑스의 사진작가 캐서린 바렛(Catherine Balet)은 사진을 통해 이러한 풍토에 경종을 울린다.
분명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지금 우리의 생활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지하철 안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골똘히 스마트폰 화면만을 보고 있는 모습은 캐서린 바렛의 작품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자신의 두 눈이 아닌 미디어 기기로 아이를 바라보는 가족, 기껏 소풍을 나와 휴대폰으로 대화하는 친구 등 현대인의 미디어 중독을 꼬집는 작품이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어느 순간부터 뇌리보다는 사진 폴더를 통해 기억하는 순간이 더 많아지지 않았는지. 오늘은 시선을 화면 밖으로 돌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