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그룹 앤트워프 식스(Antwerp Six)의 멤버로 잘 알려진 패션 디자이너 월터 반 베이렌동크(Walter van Beirendonck)가 학생을 가르치는 멘토로 돌아온다. 다시 한번 교단에 설 곳은 피렌체의 패션 스쿨인 폴리모다(Polimoda). 올 10월부터 패션 디자인 석사 과정을 담당할 예정이다.
기존에 획일화되고, 강압적인 패션을 거부하는 디자인을 선보여 온 안티-패션의 상징적 인물 베이렌동크의 멘토링은 어떤 모습일까? 패션의 세계로 입문하는 데 필요한 열쇠를 쥐어 줄 이 프로그램은 28,000유로(한화 약 4,150만 원) 상당으로, 총 32주간 진행된다.
그의 멘토링은 문화와 기술에 몰입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며, 실습으로 개인의 디자인 역량을 최대로 끌어낸 캡슐 컬렉션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대에선 거칠고 장난스럽지만 언제나 비판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온 디자이너의 접근 방식과 본질적인 실무 노하우를 훔쳐볼 기회가 될 것.
한편, 그는 약 2년 전 앤트워프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패션 학과장직에서 은퇴했다. 벨기에 출신의 베이렌동크는 1980년, 앤트워프에서 공부를 마친 지 5년 만에 다시 모교로 돌아와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후 2007년부터 2022년까지 학과장으로서 패션학과를 이끈 바 있다.
그러나 35년 이상의 교수로서의 경험만이 다가 아니다. 본인의 이름을 딴 브랜드뿐만 아니라, 패션 수집가들의 탐나는 아이템이 된 W.&L.T.(Wild & Lethal Trash)와 에스테틱 테러리스트(Aesthetic Terrorists)를 설립하기도 했다.
매년 두 개의 컬렉션을 출시하는 것 외에도 록 밴드 U2의 PopMart 투어 디자인, N°A 매거진과 LANDED/GELAND 이벤트 기획, MoMu 회고전 ‘드림 더 월드 어웨이크(Dream the World Awake)‘, 마스크에 대한 그의 집착을 집대성한 ‘파워마스크(POWERMASK)‘ 전시회 큐레이팅, 베를린 오페라 의상 디자인 등 그의 커리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분야를 넘나들며 엉뚱한 유머 감각을 통해 사회의 병폐와 스릴을 조명하는 그가 키워낼 신예 디자이너를 기대해 보자.
이미지 출처 | Walter van Beirendon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