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에서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는 잇스이 에노모토(Issui Enomoto)는 승객들의 이야기와 요코하마 밤거리를 사진으로 남긴다. 2008년부터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자칫하면 평범하게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을 다중노출 테크닉을 활용해 몽환적인 이미지로 탈바꿈시킨다. 차창 넘어 펼쳐진 세계에 매료된 작가는 승객은 물론, 승객이 하차한 장소의 풍경을 택시가 렌즈에 잡히는 구도에서 담아내며 일련의 여정으로 표현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 찾아가는 것보다 손님의 행선지를 따라가면서 발견한 낯선 곳을 선호한다고.
2013년에 공개한 포트폴리오 ‘Taxi In The Sea’에서 작가는 택시기사라는 직업이 도시를 구성하는 무한한 요소로 이루어진 바다를 택시라는 잠수함 안에서 배회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외에도 개인전을 여는 등 포토그래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요코하마에서 혹시 택시 탈 일이 있다면 작품의 주인공은 아마 당신이 될 수도 있을 것. 직접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