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스트리트웨어 신(Scene)을 유심히 봐 온 사람이라면 ‘카브 엠트(Cav Empt a.k.a C.E)’라는 브랜드가 익숙할 것이다. 토비 펠트웰(Toby Feltwell)을 중심으로 그래픽 디자이너 Sk8thing과 히시(Hishi)가 함께 설립한 도쿄 기반의 패션 브랜드로, C.E의 주축이 되는 해당 멤버들은 베이프(BAPE), 휴먼 메이드(HUMAN MADE), 빌리네어 보이즈 클럽 앤 아이스크림(Billionaire Boys Club and Ice Cream)에서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만들며 함께 일했던 사이다. 그들은 C.E를 지금 가장 떠오르는 브랜드로 만들며 스트리트웨어의 경계를 확장하는 중이다.
카브 엠트는 영국의 그라임(Grime) 컬처와 일본의 스트리트 컬처를 결합해 지속해서 실험적인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공상과학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포스트모던 패션의 가치 아래 자신들의 메시지를 구체화한다. 최근 공개한 SS18 컬렉션의 룩북 또한, 그래픽 디자이너 Sk8thing이 지금까지 선보여온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레트로(Retro-Futuristic) 스타일로 표현했다. 90년대 맥(Mac)의 클래식한 디자인에서 감시를 주제로 한 인용문까지, 다양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기술’이라는 소재에 집중했다. 제품은 90년대의 팔레트를 연상하게 하는 컬러 블로킹(Color Blocking)을 활용한 셜링 바시티 재킷을 비롯해 올오버 프린팅 셔츠, 후디, 셔츠, 스웨트 팬츠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래픽 디자인만으로 버티기 힘들다는 패션 시장에서 카브 엠트는 여전히 건재하다. 카브 엠트(Cav Empt)는 ‘Caveat Emptor’라는 라틴어로, ‘매수자 위험 부담 원칙(Let the buyers beware)’, 즉 제품에 드러나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문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들의 제품을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는 그저 옷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는 의미. 그들의 디자인에 담긴 철학을 온전하게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바로 이것이 그들의 의도일지도 모른다. 오직 소매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 C.E는 천천히 그리고 분명하게 고유한 스타일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들의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그래픽 비주얼이 어쩌면 당신에게도 영감을 줄지 모르겠다. 관심이 있다면 더 많은 사진을 공식 웹사이트에서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