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학자 사카이 다케시 (Takeshi Sakai)는 그의 저서 ‘고딕, 불멸의 아름다움’에서 과거 고딕 성당은 종교적 의식을 위한 장소를 넘어 종합적인 예술 공간이었으며, 서민들의 안식처였다고 이야기한다. 대개간으로 인한 자연 파괴와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도시로 이주하게 된 농민들이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불안해하자 그들을 위로해 줄 공간으로 고딕 대성당이 건설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성당이 서민의 안식처였다면 지금의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가톨릭교나 고딕 건축 양식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 대부분에게 성당은 그저 하나의 관광지일 것이다. 여행 책자에 나와 있으니 의무적으로 들러 사진이나 찍고 오는 관광지. 하지만, 그런 관광객도 성당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줄 프로젝트가 마련되었다. 몬트리올 노트라담 대성당 (The Notre-Dame Basilica of Montreal)에서 진행 중인 라이트 쇼, ‘아우라 (Aura)’를 소개한다.
‘아우라’는 2017년에 캐나다 몬트리올의 375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된 라이트 쇼다. 캐나다의 멀티미디어 스튜디오 모멘트 팩토리 (Moment Factory)에 의해 제작된 이 쇼는 무려 140개의 조명과 4개의 레이저, 20개의 거울을 사용하여 노트라담 대성당에 새로운 옷을 입힌다. 45분간 진행되는 쇼의 음악은 캐나다의 작곡가 가브리엘 티보도 (Gabriel Thibaudeau)와 마크 벨 (Marc Bell)이 작곡했으며 32명의 음악가, 합창단, 그리고 대성당의 오르간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본래 기념행사로 기획된 이 쇼는 큰 인기에 힘입어 2018년 현재까지 연장 진행되고 있다.
모멘트 팩토리는 고딕 성당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방법으로 조명과 레이저들을 사용했다고 한다. 현대 기술을 통해 과거의 예술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실제로 영상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성당이 아닌 다른 차원의 건축물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만일 몬트리올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아우라’를 체크리스트에 반드시 포함하자. 이 정도 체험에 24.5 달러 (만 22세 이상 성인 기준)면 꽤 괜찮은 가격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