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전자음악 프로듀서, 디제이럼(Djrum, Felix Manuel)이 최근 새 앨범 [Portrait With Firewood]를 발표했다. 5년 전 앨범 [Seven Lies]에서 샘플링에 의존하던 모습에 반해, 앨범 [Portrait With Firewood]는 어릴 적 키스 자렛(Keith Jarrett)과 엘리스 콜트레인(Alice Coltrane)의 소리를 동경하며 매만진 피아노의 기억을 되살렸다고. 따라서 신시사이저를 앞세운 여타 다른 전자 음악과 비교해 특별함을 단번에 포착할 수 있다.
즉흥적인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 같은 고전 악기 사운드로 멜로디의 주를 일궈내고, 다수의 트랙엔 글로켄슈필과 성가(Anthem)를 등장시킴으로써 신비로움이라는 일관된 주제를 느낄 수 있도록 그려놓았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 뒤로 정글, UK 베이스, 테크노 비트를 빠르고 시니컬하게 쪼개어 여백 공간을 가득 매운다.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의 동명 작품 “Portrait With Firewood”에서 ‘아름다움을 내재한 우울함’이란 영감을 받아 이를 앨범의 일련 주제로 생각하여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으니, 아름다움, 우울함, 냉철함이 공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할 터, 좁게 난 공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직접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