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뽀샵’으로 표현되는 인물 보정.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당연하게 행해지는 이 사소한 사기극은 일상의 일부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딜레마와 웃지 못할 해프닝의 원인이 되곤 한다. 자신의 얼굴을 본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형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뽀샵’은 정체성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불러일으키곤 하는데, 영국의 포토그래퍼 랭킨(Rankin)이 이를 주제로 한 사진 프로젝트 ‘Selfie Harm’을 주목하자.
실험의 형태를 띠는 본 프로젝트의 골자는 13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 15명의 사진을 촬영한 뒤 그들이 직접 본인의 사진을 보정하게끔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각자 익숙한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여 5분간 ‘소셜 미디어에 올려도 될 수준(Social media ready)’까지 보정하도록 안내되었고, 그 결과물은 원본 사진과 함께 전시되었다. 보정된 결과물과 원본은 병치됨으로써 그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는데, 랭킨은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이 자신을 인식하는 방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결과물과 원본을 함께 설치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청소년이 원본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고.
뻔한 메시지일지 모르지만, 타인의 시선과 획일화된 취향에 자신의 외모를 끼워 맞추는 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랭킨의 메시지에 공감한다면 공식 웹사이트를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