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요즘, 우리는 일상을 채우는 수많은 사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집 안 물건을 하나하나 세어보면 그 수도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를 하나하나 사진으로 담아내는 수고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아티스트가 있다. 포토그래퍼 바바라 아윈스(Barbara Iweins)가 201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카탈로그(Katalog)”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작가가 자신의 소유물들과 일대일로 대면하는 낯선 경험을 담아낸다.
해외 매체 잇츠 나이스 댓(It’s Nice That)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카탈로그”가 ‘자신의 맨몸을 드러내는’ 경험이라고 소개했으며, 이를 위해 매주 15시간씩 무려 2년간 작업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긴 시간 동안 그녀가 마주한 물체는 무려 10,532개. 수고로운 과정인 만큼 은근슬쩍 넘어가는 일도 있을 법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떳떳하기 위해 나는 모든 물체를 빼놓지 않고 찍어내야만 했다. 단 하나의 책, 옷, 주방 도구, 심지어 레고 한 조각마저도 내 렌즈를 벗어나서는 안 됐다”라고 말하며 거의 집착에 가까운 장인 정신을 드러냈다.
길고 반복적인 작업을 거듭할수록 그녀는 자신을 더욱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동시에 그녀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물건들을 이전보다 더 신중하게 바라보게 되었다”라고 고백한다. 티스푼 하나, 냉장고 자석 하나마저도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것들이기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 그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소유물 대부분을 비워낼 수 있게 되길 바랐지만 오히려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그녀의 “카탈로그” 프로젝트는 오는 2021년에 완성될 예정이다. 그 전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다면 세계 곳곳을 돌며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앞으로도 이어질 그녀의 여정을 응원하며, 하단의 링크를 통해 그녀의 개인 웹사이트를 구경해보자.
이미지 출처 | Barbara Iwe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