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태풍 9호 루핏이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 섬을 강타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설치미술가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작품 ‘호박’이 파도에 휩쓸려 나갔다. 노란 바탕의 검정 물방울무늬가 새겨진 이 익히 유명한 작품은 1994년 설치된 후 많은 사람에게 나오시마 섬을 알리며,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작품을 관리하는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Benesse House Museum)은 본래 재해로 인해 작품의 손상이 예상될 경우 직원을 현장에 파견해 안전한 곳으로 운반하도록 조치하고 있으나 이번 경우에는 예기치 못한 태풍의 진로에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바다 위로 떠내려간 호박은 본래 설치되었던 장소인 부두와 수차례 충돌 후 세 조각이 났고, 이를 수거한 베네세 뮤지엄은 작품 복구가 가능한지 판단 중이다. 과연 나오시마 섬의 상징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호박의 안녕을 기원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