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에 유의하며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일에 더는 어색함을 느끼거나 부정적 인식을 가지지 않게 된 시대. 그에 따른 시선의 변화와 긍정적 효과 역시 기대해 볼 수 있을 법한 요즘이지만, 인식이 개선되기 이전의 정신병원, 그 모습은 어땠을까.
소설이나 영화 속에 등장하던 정신병원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사진들을 촬영한 이는 현장에서 보일러공으로 일하던 찰스 고든 몽고메리(Charles Gordon Montgomery). 그가 병원에서 보일러공으로 일하며 틈틈이 촬영한 사진들은 1970~90년대 사이 영국 맨체스터 프레스트 위치(Prestwich) 정신병원 안팎의 면면을 담고 있다.
이후 그의 집 창고와 다락방 등에서 방치되고 있던 사진은 2005년을 시작으로 그와 인연을 맺은 작가 오스틴 콜링스(Austin Collings)가 재발굴했고, ‘God’s Fox’라는 제목으로 추려져 지난 9월 출간되었다. 공간의 선입견에 따른 막연한 공포감 대신 그가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사진에는 그곳 인물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함께하고 있다. 무명의 사진작가에게서 시작된 이야기를 감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