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다시금 미디어가 달궈졌다. 전 세계 인류가 주목하는 대사건인 만큼 이와 관련한 뉴스들은 위중하게 다뤄야 할 테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분쟁은 사실 오래전부터 이어진 역사. 지리상으로 붙어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소련 해체’라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그 현상을 직관한 우크라이나의 사진작가 보리스 미하일로프(Boris Mikhailov)는 소련의 붕괴가 낳은 무질서를 보여준다.
담배를 물고 있는 아이들, 자신의 젖꼭지를 만지는 데도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남성, 연인 사이보다 부녀 사이라는 호칭이 더 어울릴 것 같지만 연인 사이처럼 앉아있는 모습, 누가 침을 잔뜩 뱉었을 것 같은 잔디 위에 눕기로 결심한 사내 등. 미하일로프의 사진들은 국가적 혼란이 개인과 가정에 가져다주는 영향을 매우 사실적으로 드러낸다. 그의 사진을 통해 30여 년 전, 이념의 붕괴가 과연 인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