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iH)가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 1호인 ‘개항장 이음 1977’을 개관했다.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은 인천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특색을 발굴하기 위해 진행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역사적-건축적으로 가치를 인정 받는 건축물을 시민에게 환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같은 행보의 시발점이 된 ‘개항장 이음 1977’은 근대 개항장인 조계지와 자유공원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비롯해 한국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 지닌 건축적 가치를 인정 받아 선정되었다.
그간 단독주택으로서 사저로 사용되던 위 작품은 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김수근의 건축 철학과 독특한 그의 건축 언어가 담겨 건축 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 받아 2020년 인천도시공사가 매입 후 2년이 넘는 준비와 재정비 기간을 거치며 재탄생 되었다. 거칠 질감의 파벽돌과 동양적인 아치, 적극적으로 수용한 자연 채광 등 김수근 건축의 정수라 평가받는 ‘공간사옥’과 유사한 어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전통성’을 비단 조형이나 장식이 아닌 공간의 시간적 경험으로 이룩한 김수근 고유의 건축관을 위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건축가 김중업의 탄생 100주년이다. 동시에 건축가 김종성의 대표작 ‘남산 힐튼 호텔’ 관련 이슈로 적극적인 행보와 의견 개진을 이어오던 한국 건축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담론의 장이 되고 있다. ‘보존이냐 개발이냐’란 해묵은 논쟁을 이 시점에서 건축계가 적극적으로 꺼내 들며 근현대 건축물의 보존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요즘, 경제 논리를 넘어 건축물이 내포한 역사적-예술적 의의를 향한 대중의 관심, 나아가 보존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적극 뒷받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항장 이음 1977’이란 이름과 함께 공공의 손길로 다시 태어난 김수근의 건축 세계를 지금 바로 확인해보자.
이미지 출처 | 인천도시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