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그라피티 아티스트이자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Banksy)가 우크라이나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한 장의 사진을 근거로 확산되었고, 몇 일 후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논란은 지난 10일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인 게티 이미지(Getty Images)의 포토저널리스트 에드 람(Ed Ram)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보로디얀카(Borodyanka) 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면서 시작되었다.
벽화 속 그림은 블라디미르 푸틴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유도 경기 중 어린아이에게 업어치기를 당하는 모습으로, 뱅크시 작품 스타일과 상당히 유사해 이 소식을 전한 여러 외신도 그가 혹시 우크라이나에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성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었다. 그러자 12일 뱅크시가 보로얀카에서 제작한 한 작품을 직접 공개함으로써 실제로 그가 우크라이나에 있음이 확인됐다. ‘Borodyanka, Ukraine’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체조선수로 보이는 한 여성이 체조복을 입고 무너진 잔해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모습을 담고 있다.
과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일어났던 가자 지구에서 자신의 작품을 통해 현실을 고발한 바 있는 뱅크시가 이번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길거리 문화였던 그래피티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이를 넘어 사회문제를 자신만의 예술로 풀어 헤쳐 나가는 모습은 행동하는 예술가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뱅크시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작품이 전쟁통 속 실시간으로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그 또한 무사히 귀국하길 바라자.
이미지 출처 | edr4m, bank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