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뉴욕은 세련된 뉴요커로 가득 찬 화려한 대도시를 떠올리게 하지만, 1970년 당시는 거친 야생과도 같았다. 낮과 밤을 불문한 범죄, 헤로인이 흐르는 혈관을 타고 1970년의 뉴욕은 그 어떤 도시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드러머로서 삶을 이어가기 위해 낮 동안 택시 운전을 했던 사진작가 리랜드 보브(Leland Bobbe)는 꿈틀거리는 뉴욕의 다양한 모습을 수집했다.
택시 운전은 그에게 삶을 영위할 돈을 마련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도시의 구석구석을 포착할 기회를 열었다. 바닥에 드러누운 노숙자, 호객행위를 하는 술집 여성 등, 혼란스러운 1970년 뉴욕의 모습이 한 택시운전사의 카메라에 낱낱이 담겼다. 온갖 인간군상을 마주하는 택시운전사라는 직업, 그리고 그 인간군상을 담는 것이 다큐멘터리 사진이 지닌 가치라고 본다면 리랜드 보브가 카메라를 들게 된 것은 분명, 우연은 아니었을 터. 40년 전 뉴욕 거리를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