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회사원, 봉급생활자를 칭하는 일본어식 영어 표현 샐러리맨(Salaryman),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비슷한 외형,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이미지는 어느새 일본의 커다란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내 젊은이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 독립성의 결여를 근거 삼아 샐러리맨을 조롱하고 있지만, 전 세계 경제 규모 3위를 이룩한 일본의 기저에는 분명 이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있었다. 일본 아티스트 이토 히로아키(Hiroaki Ito)는 5년간 샐러리맨으로 일했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그들이 겪는 고충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이토 본인이 직접 느낀 일본의 기업 문화는 상당히 괴로웠던 것 같다. 일본의 극단적인 사과 문화인 도게자(土下座)는 물론, 처참한 표정과 함께 90도로 접힌 허리, 회의감에 휩싸인 표정 등 샐러리맨의 현실을 세세하게 묘사해낸다. 이는 비단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귀갓길에서 마주치는 피로함 가득한 샐러리맨의 표정을 살펴보자, ‘무개성의 산물’로 느껴지던 그 모습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