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Banksy)의 새로운 벽화 두 점이 런던 바비칸 센터(Barbican Center)에 등장했다. 오는 21일부터 이 지역에서 성대하게 열리는 장 미쉘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전시를 은밀히 조롱하는 이 벽화는 뱅크시가 스스로 부르길 ‘비공식적인 바스키아와의 협업’이라고.
첫 번째 그림은 바스키아의 1982년작 ‘Boy and Dog in Jonny Pump’를 인용한 작품으로, ‘개’와 ‘소년’ 사이에서 경찰이 철저하게 검문하는, 뱅크시 특유의 익살이 잘 드러난다. 이는 바비칸 지역의 엄격한 낙서 제거 정책과 동시에 바스키아 예술의 출발점 ━ 바스키아는 그라피티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으며, 작업에서 종종 경찰의 폭력성을 드러낸 바 있다 ━ 을 상기시키는데, 뱅크시는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벽화 사진과 함께 ‘런던 경찰이 환영하는 바스키아의 초상화’라는 풍자적인 코멘트를 남겼다.
또 다른 벽화는 바스키아를 상징하는 면류관 모양의 관람차를 타기 위해 대기 중인 관객을 묘사한다. 낙서 하나 없는 바비칸에서 개최하는 ‘바스키아’ 전시회를 놀이공원에 비유한 이 그림에 덧붙인 묘한 코멘트 역시 뱅크시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런던과 인연이 없던 바스키아의 대규모 전시를 맞아 이제야 역사적인 협업(?)을 이뤄낸 뱅크시. 무덤 속에서 어리둥절할 그를 다시 불러낸 뱅크시가 남긴 메시지는 피식 웃고 넘어가기엔 뜨끔한 구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