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함, 흘러가는 대로 내맡길 수 있는 용기, 방어를 전부 내려놓는 것. 24살의 젊은 사진작가 마리 하일드(Marie Hyld)는 이런 것들이 사랑을 만든다고 말한다. 많은 #럽스타그램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의도적으로 예쁘게 꾸며졌다는 느낌을 줄 뿐 진짜 사랑은 어디에 있는지 갈증을 느끼게 하는데, 마리는 예쁜 커플 사진이 아닌 진짜 감정을 직접 느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실험적인 사진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제목은 ‘Lifeconstruction’.
소셜 미디어 피드의 보여주기식 사랑에 지쳤다는 그녀가 진짜 사랑을 찾기 위해 택한 매체는 아이러니하게도 틴더(Tinder)였다. 그녀는 만남을 이어주는 애플리케이션 틴더를 통해서 자신의 실험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집했다. 그리고 서로 완전히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보이는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하단에 적힌 시간은 그들이 만난 시간이다. 10분, 20분, 길어야 30분. 사진을 보면 그들이 몇 분 전에 어색하게 첫인사를 나눈 사이라는 걸 알아채기 어렵다. 낯선 사람과 순식간에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수없이 ‘좋아요’를 눌렀거나 배 아파했던 사랑꾼들의 사진이 얼마나 꾸며지기 쉬운지를 보여주는 것과도 같다.
그녀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해 상황을 크게 통제하지 않았다. 촬영 콘셉트라고 할 것도 없이 그 날 만난 사람과 분위기를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진행했다. 어떤 상대는 마리가 생각했던 경계선을 넘어 그녀를 당황하게 했다고. 그녀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참여자들이 진짜 사랑에 빠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을 방어하는 기제를 모두 내려놓고 교감해야 했다는 점에서 빠르게 사랑의 과정을 겪은 듯하다. 한편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교제 중인 그녀의 남자친구는 이번 프로젝트에 협조적이었으며, 후일담으로는 그들 역시 틴더를 통해 만났다고. 진짜 사랑을 보여주겠다는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를 반영하듯, 그녀는 촬영을 위한 짧은 만남 중 소울메이트를 찾았으며 그(그녀)와 연락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