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2일, 프랑스 상원이 ‘안티-레이브(Anti-Rave)’ 법안을 통과시켰다. 본 법안은 레이브 파티를 감독하고 그 운영자들에게 제재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추후 국회에서 통과되면 프랑스의 법으로 인정된다. 국회 심의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입법 일보 직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터.
프랑스의 전자음악 전문 매체 트랙스 매거진(Trax Magazine)의 설명에 따르면 본 법안은 500명 이하의 사람이 모일 시 최소 한 달 전에 인근 시청에 사전신고할 것을 요구하며, 기존에 적용되던 소음 기준과 관련 법안을 더욱더 까다롭게 수정한다. 법안을 어길 시에는 3750유로의 벌금과 음향 장비 압수 등 무거운 처벌이 가해진다고. 몹시 까다로워진 새 법안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파티의 빈도와 수준을 현저히 떨어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런 법안이 이유 없이 통과된 것은 아니다. 명시된 바에 따르면 본 법안의 취지는 공공의 안전과 건강, 위생을 보호하며 소란과 폭력을 방지하기 위함이지만, 실은 최근 프랑스 클럽에서 벌어진 마약 관련 사고에 대한 제재라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9월에도 새 클럽 데홀스 브루트(Dehors Brut)에서 마약 중독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일어났으며, 프랑스 경찰은 빈번히 일어나는 마약 관련 사고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은 앞뒤 가리지 않고 레이브 문화를 억압하려는 정치인들의 막무가내식 대처에 있다. 프랑스의 클럽 및 파티 관계자들은 소통과 협력을 통해서 방안을 강구하기보다 문화 자체를 뿌리 뽑으려는 정부 관계자들의 대응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대처 방식이 백래쉬(Backlash) 현상을 낳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길고 아름다운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레이브 신(Scene)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다가올 국회 심의와 그 결과를 놓치지 말고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