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무이 해피밀 콜렉터, Percival R. Lugue

최근 필자는 가장 좋아하는 패스트푸드점 중 하나인 맥도날드(McDonald’s)에 방문했다. 늘 먹어왔던 ‘1955 버거’나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에 신물이 나서였을까, 다른 것을 찾던 중에 동심의 나래를 활짝 펼치게 한 메뉴가 있었으니, 바로 해피밀(Happy Meal®)이다. 바야흐로 2006년 필자가 5살이던 시절, 픽사의 “카”에 엄청난 감명을 받고 곧바로 영화의 주인공 맥퀸(McQueen) 해피밀 피규어를 갖고자 맥도날드에 방문했다. 그러나 남아있는 재고는 맥퀸의 친구이자 꼬질꼬질한 견인차 메이터(Mater) 뿐. 아쉬운 마음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집에 터덜터덜 돌아왔던 경험이 있기에, 지금도 해피밀을 떠올리면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추억 여행을 하며 해피밀 토이 아카이브를 찾아보던 와중에 필자의 관심을 끈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퍼시벌(Percival R. Lugue)이다.

2014년에 약 10,000개에 육박하는 수의 패스트푸드점 장난감을 모아 기네스북 세계 기록 타이틀을 거머쥔 퍼시벌. 그는 약 40년간 장난감을 모아 온 필리핀의 패스트푸드 토이 콜렉터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 캐릭터들을 단순한 장난감이 아닌 친구로서 여겼다. 80년대부터 필리핀 전역에 졸리비(Jollibee), 맥도날드, 버거킹(Burger King)과 같은 다양한 패스트푸드점이 생겼고, 다소 값싼 가격에 식사를 해결하고 좋아하는 장난감까지 가질 수 있었기에, 이 시점부터 본격적인 수집이 시작된 것.

대가족이 함께 한 집에 거주했던 그는 화수분처럼 늘어나는 장난감 양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한계에 봉착했고, 2014년에 이를 해결할 ‘해피밀 하우스’를 지엇다. 3층짜리 건물 내부 곳곳에는 그의 장난감들이 기존에 살던 집보다 더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지만, 한층 깔끔해진 배열이 눈에 띈다. 대부분 필리핀에서만 판매한 장난감을 수집했던 그는 해외의 장난감을 eBay로 구하거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에게 선물 받으며, 현재는 약 20,000개를 수집했다고 한다. 심지어 그는 전 세계별 해피밀 포장 상자에서 약간의 차이점을 발견했고, 국가별로 이 상자들만 따로 전시한 코너도 만들었다.

장난감에 대한 그의 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현재 필리핀의 신문사에서 만화를 연재하거나 자신의 장난감에 관련된 일화와 추억을 공유하는 블로그유튜브도 직접 운영 중이다. 해피밀과 관련된 유년 시절의 경험을 끄집어 내고 싶다면 그의 발자취를 파헤쳐보는 것도 좋겠다.

Percival R. Lugue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VICE

RECOMMENDED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