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빠 군대는 다녀왔어?” 대한민국 청춘 남녀의 애정 전선에 남자의 군필 여부는 핵무기급 위력을 가진다. 진즉에 전역해 복무 신조도 가물가물한 이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지금, 수천 명의 군인은 대답 없는 공중전화기를 붙잡고 벽에 기대어 서 있다. 이렇게 군화와 고무신 연애가 장거리 연애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도통 연락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연애의 안녕이 아니라도 각종 까닭으로 적지 않은 수의 군인이 휴대전화를 꼭꼭 숨겨 들여와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결국 적발되고 징계를 받았다는 그 이야기의 결말은 바늘 가는 데 실 따라가는 격.
피부색이 달라도 피는 모두 붉다고,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러시아 군인도 애인, 가족과 연락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휴대전화를 밀반입 중이라는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불곰국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적발된 휴대전화를 시원시원하게 처리한 러시아군 행정반 풍경을 첨부한다. 여담으로 휴대전화를 몰래 소지하다 걸린 병사에겐 그를 대체할 최신 기기를 선물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