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고유진동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둘 이상의 우연찮은 결합은 조화로이 진동을 증폭하기도, 조용히 진동을 감쇄하기도 하며 또 다른 고윳값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그들이 뜻밖에 신선한 조합이라면, 입이 쩍 벌어지는 비유를 들은 것처럼 우리의 구미를 돋우기 마련일 것.
과연 창의적인 실험이다. 안데스 작가의 ‘지질학적 테크노 : 땅의 비트를 들어라’는 지진파와 테크노 비트의 접점을 탐구하는 오픈 리서치 프로그램이다. 지진을 감지하고 측정하는 지진파를 가청영역인 음파로 치환하여 테크노 음악을 생산한다는 것이 골자다.
전시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7월 21일부터 10월 3일까지 진행된다. 관객은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총 6회에 걸쳐 열리는 전문가 강연을 통해 각각 지질과 음악, 파동의 관점에서 자연의 소리가 기계 비트로 변환되는 흐름을 살펴보고 그 연계성을 탐색할 수 있다.
또한 마지막 주 10월 1일과 2일에 열리는 렉처 퍼포먼스에서는 그동안 진행된 리서치 결과를 공유하고, 완성된 테크노 음악을 디제이 라이브로 즐기는 자리도 마련된다. 여러 지진학자와 실험물리학자를 비롯해 테크노 뮤지션 지맨(ZEEMEN), 자넥스(XANEXX), 그리고 오디오 엔지니어 최선호 등이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구의 입장에서 도시와 국가 간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음악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지질학적 테크노’가 만들어낼 고유 비트는 서울 넘어 미지의 진원으로부터 전해지는 땅의 박동과 문명화된 전자 음악의 결정체가 될 것. 하단의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신청 정보를 확인하고, 전시를 방문해 살아있는 음악을 감각해 보자.
지질학적 테크노 공식 웹사이트
지질학적 테크노 인스타그램 계정
이미지 출처 | 지질학적 테크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