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동심으로 물든 방, 박수프 개인전 ‘In the Room’

효창공원 근방에 위치한 워터마크 갤러리에서 박수프(Park Soup) 작가의 전시 ‘In the Room’이 열린다. 작가는 머리카락과 같이 신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을 활용, 아브젝트(Abject) 공예 작업을 해온 이력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 본인이 평생 모아온 인형들을 해체하고 꿰매는 작업을 선보인다. 갖가지 방식으로 신체가 훼손된 인형들이 얽히고설킨 기괴한 아상블라주(Assemblage) 형상들이 건물 곳곳에 분포해있다.

메인 전시장인 건물 4층에는 전시 제목을 따라 작가 개인의 방이 구현되어 있다. 박수프가 실제로 사용 중인 가구와 물품들이 그대로 옮겨져 있기에 관람자는 그의 방에 은밀하게 침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귀여운 인형들이 불쾌한 신체 이미지로 파편화, 재조합되어 모종의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키는 곳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작가는 자신의 방에서 편안한 자세를 취해보기를 권한다. 다다미에 앉아 건물 1층의 브레드읍읍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며 노트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적어도 좋다고.

개인 작업뿐 아니라 박수프가 운영 중인 패션 브랜드 큐피큐피(qpqp)의 상품들도 3층 키집(Kizip)과 4층 전시장에 전시된다. 목걸이, 모자, 백팩, 세라믹부터 이번에 새로 제작된 크로스백, 스타킹까지 모두 오프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계묘년의 발렌타인 시즌을 기념하는 검은 토끼 인형들이 곳곳에서 손님을 반기고 있고 브레드읍읍에서는 로맨틱한 토끼 다쿠아즈 또한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사랑스러움과 그로테스크함이 공존하는 이상한 방에 초대받고 싶다면 워터마크 갤러리를 방문해보자. 

qpqp 인스타그램 계정
박수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Watermark Gallery 인스타그램 계정


전시 정보

일시 │2023년 2월 21일 ~ 3월 12일
시간 │13:00 ~ 21:00 (월요일 휴무)
장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새창로 14길 8, 워터마크 갤러리


이미지 출처 │qpqp, 브레드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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