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서울은 세계적인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의 방문으로 활기차다.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의 전시가 끝나갈 때쯤, 그의 동료 아티스트 론 잉글리쉬(Ron English)가 아시아 투어의 시작으로, 서울에서 첫 전시회를 열며 바통을 이어받는다. 성수동 편집숍 수피(SUPY)에서 지난 26일을 시작으로 오는 5월 14일까지 론 잉글리쉬의 ‘EAST MEETS WEST’전을 개최한다.
스타일은 다를지라도 예술에 사회적인 관점을 투영한다는 점에서 통하는 구석이 있는 론 잉글리쉬와 셰퍼드 페어리는 다작을 하는 아티스트로도 유명하다. 셰퍼드 페어리가 벽화와 포스터, 캔버스에 집중했다면, 론 잉글리쉬는 그의 범위를 한 발 더 넓혀 팝 아트, 파인 아트, 아트 토이로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는 그의 작업을 좌파 프로파간디스트(Propagandist) 버전의 월트 디즈니라고 표현한 적 있다.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화 캐릭터나 소비재에서 찾을 수 있는 귀여운 이미지에 어두운 메시지를 입힘으로써 관객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론 잉글리쉬는 정치, 소비 지상주의와 초현실주의와 관련된 개념을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비주얼로 잘 녹여낸다. 그는 ‘POPaganda’라는 단어를 내세워 파인 아트와 하위 문화의 매쉬업(Mash-up)을 특유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표현한다. 5개국 6대 도시 투어로 이어지는 ‘East Meets West’ 전시는 론 잉글리쉬가 이른 1980년대 뉴욕의 거리에서 예술을 시작한 당시의 것들과 팝 컬처, 파인 아트의 경계로 이어진 그의 작업물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현재진행형인 그의 ‘Pop Life’를 경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