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ESCENDANT의 20AW를 공개한 데 이어, 니시야마 테츠(Tetsu Nishiyama, 이하 TET)의 더블탭스(WTAPS)가 20AW시즌를 공개했다. 더블탭스의 20AW는 브랜드의 41번째 컬렉션으로 가디언 재킷, 정글 셔츠, 카고 팬츠 등 밀리터리 콘셉트 아이템에 여러 디테일과 문구를 능숙하게 활용하며 총 141가지의 아이템을 선보인다.
1996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더블탭스이기에 그간 쌓아온 방대한 아카이브는 팬들로 하여금 기존 스타일에서 어떠한 디테일 변화가 일어났는지 집중하게 한다. 룩북 디렉터 아키오 하세가와의 대화를 통해서 소재에 따른 핏의 차이부터 문구, 탭의 위치, 재봉선의 처리까지 신경 쓰는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에도 다양한 소재의 활용과 함께 ‘Urban Territory’, ‘WTVUA'(WTAPS VISUAL UP ARMORED), 더블탭스의 도쿄 아틀리에 GPS 좌표 등 여러 시즌 선보인 문구를 활용하며 기존 아카이브를 견고히 다진다.
컬렉션과 더불어 웹사이트에 올라온 피처 ‘New Normal‘이 매우 흥미롭다.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며 포스트 코로나 개념과 함께 ‘새로운 일상’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하여 피처에는 새로운 시대를 앞둔 지금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TET의 생각이 적혀있다.
또한, 50초가량의 짧은 영상에서는 이번 컬렉션 의류를 착장한 TET이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MMXX WORLD GONE MAD(2020년 세계가 미쳐가고 있다.)’, ‘WE STILL STAND IN THIS DECADENCE(이 퇴폐 속에 우리는 여전히 서 있다)’라고 두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이 문장은 지난 3월 공개한 피처 ‘WTAPS From Tokyo’에서도 사용한 문장으로, 피처는 ‘우라 하라주쿠’로 대변되는 90년대 일본 스트리트 패션 시대의 회고와 함께 24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 잃어버린 우라하라의 비주류 감성에 대한 아쉬움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쇠퇴 속에서 여전히 명맥을 지켜오고 있는 브랜드의 자부심과 도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의미로 해당 문장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번 피처 ‘New Normal’에서 느껴지는 의미는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시대의 격변 속 브랜드의 생존을 위해 변화를 촉구하는 의미로 다가온다.
더블탭스는 변화의 시작으로 그간 매장과 우편으로 발행/배포하던 페이퍼 카탈로그를 이번 시즌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며, 앞으로 디지털 형태로만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공지하였다. 과거부터 인터뷰에서 실물과 디지털 컨텐츠의 가치 차이를 말해온 TET이기에 팬들에게는 이러한 공지가 의아할 수 있지만, 누구보다 TET 자신이야말로 고민 속에 있을 터. 24년의 기간 동안 단단한 세계를 구축한 더블탭스가 보여줄 앞으로의 변화를 주목해 보자.
이미지 출처 │ WTA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