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구찌(GUCCI)의 새로운 캠페인 ‘재키(Jackie) 1961’이 공개됐다. 배우 다코타 존슨(Dakota Johnson)이 구찌의 상징적인 핸드백 재키 1961을 착용하고 로스 앤젤레스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글렌 루치포드(Glen Luchford)가 촬영하고 크리스토퍼 시몬즈(Christopher Simmonds)가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이번 캠페인은 일상의 산뜻한 모습을 스냅처럼 자연스럽게 담아낸 것이 특징. 이를 통해 구찌는 재키 1961에 새로운 매력을 더해 타임리스한 모델로 재해석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하프문 쉐입의 가방에 다양한 소재와 컬러, 사이즈를 더할 예정이라고. 재키 백은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의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Jacqueline Kennedy Onassis)에게 영감을 받아 제작된 핸드백으로,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함을 잃지 않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이번 캠페인이 특징적인 이유는 지난 8년간 구찌를 이끌어온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떠난 이후, 브랜드가 선보이는 첫 번째 주요 행보란 점에서다. 알레산드로 미켈레 시기 구찌는 특유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맥시멀리즘을 구축해왔다. 이를 통해 구현되는 고아하면서도 에로틱한 무드는 구찌의 상징이었다. 어두운 대저택과 럭셔리한 리무진,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인 밤의 분위기 등은 지난 구찌 캠페인과 컬렉션의 주된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이번 캠페인에서 밤거리는 로스앤젤레스의 담백한 오후가 대체했고, 리무진이 있던 자리엔 스포티한 지바겐이 등장했다. 여기에 더 이상 미켈레의 잔영은 남아있지 않은 듯. 이를 통해 구찌가 앞으로 펼쳐 갈 브랜드의 새로운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듯하다.
현재 구찌는 2023F/W 남성복 컬렉션을 앞두고 있다. 기존의 색을 덜어낸 구찌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지, 혹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혼란을 겪을지. 다음 컬렉션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미지 출처 │ GUC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