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구는 과연 우리 시대에도 유효할까? 인류 문명의 진보와 발전 척도이기도 한 장신구는 인간의 미적, 영적, 정치적 욕구가 남긴 발자국이었기에 고고학적 또는 인류학적 사료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영겁의 시간이 지나 기술과 의식이 진보됨에 따라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과 의식을 비롯해 생활양식 저번이 변화한 지금, 개인의 개성과 지식, 안목 등 비물질이 장신구의 역할을 대체함에 따라 더 이상 장신구는 단지 의복의 일환 중 하나로 전락하게 되었다. 하지만 액세서리라 흔히 부르는 장신구는 여전히 동시대에 존재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의미로 기능하고 있음을 변화무쌍한 패션계를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여기 그 감각의 켜를 얹을 브랜드가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모델 박서희와 스타일리스트 이동연이 서울을 기반한 액세서리 브랜드 4Fex를 선보였다. 다양한 개성을 나타내는 액세서리를 만든다는 의미를 지녔다는 브랜드명답게 다채로운 형태의 펜던트와 색 그리고 재료들을 통해 구체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브랜드 첫 컬랙션의 근간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각각의 아이템에 대응하는 어트렉션 개념을 설정 후 이를 기반한 가상의 뮤즈를 설정하는 과정을 통해 컬렉션을 전개했다. 구체적으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현대에 들어 장신구의 기능과 역할을 대체한 비물질적 요소들을 적극 차용한 후 이를 다시 물질의 액세서리로 다시 대체한 점이 독특하다. 이를 두고 패션계의 환유법이라고 함은 과장이 아닐지어다.
4Fex는 첫 컬렉션으로 해골, 악마의 심장, 아기 천사, 잉크 등을 형상화한 네크리스 8종과 악마의 뿔과 뼈를 연상케 하는 링 2종을 공개했다. 포화를 넘어 이제는 무한이란 수학적 개념을 도입해야만 할 것 같은 서울 패션 신(Scene). 문명의 소용돌이가 앞을 향해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러한 신진 브랜드들의 출항으로, 그리고 이들이 구사하는 페러프레이징(Parapharsing)으로 서울이 현재 누리고 있는 지위가 거품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4Fex의 제품들은 홈페이지와 샘플라스(Samplas)를 비롯한 국내외 쇼룸들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고 하니, 현재 우리의 액세서리는 어떤 의미로 후대에게 어찌 출토될 수 있을지 지금 바로 고민해 보자.
이미지 출처 | 4F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