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일본 브랜드의 반향은 대단했다. 카모 열풍을 일으킨 베이프(A Bathing Ape)부터 지금은 대폭 축소된 바운티 헌터(Bounty Hunter),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럼프(Lump)계의 브랜드까지, 일명 우라하라 스타일은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국내에 비즈빔(Visvim)의 의류, 스니커가 가장 많았던 때가 그쯤 아니었을까. 영원할 것 같던 일본 브랜드가 어느 순간 모습을 감춘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고 또다시, 일본 브랜드의 쇄신 의지는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이미 더블탭스(Wtaps)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니시야마 테츠(Tets Nishiyama), 기발한 콘셉트로 큰 이슈가 되는 더 풀 아오야마(the POOL aoyama)의 후지와라 히로시(Hiroshi Fujiwara)의 브랜드 전개는 다시금 패션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최근 가장 영향력있는 두 디렉터의 협업은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까. 엄밀히 말해 이 둘의 만남은 처음이 아니다. FPAR(Forty Percents Against Rights)은 올여름 후지와라 히로시가 운영하는 웹진 허니이(Honeyee)의 스토어 저스트 라이크 허니이(Just Like Honeyee)와 한차례 협업을 진행했다. 이후 더 풀 아오야마와 FPAR의 두 번째 호흡은 어떤 화학작용을 보여줄까. 지난 둘의 협업에서 경쾌함, 키치적인 요소를 보여줬다면, 이번 컬렉션은 그와는 조금 다르다. FPAR의 슬로건과 같은 무정부주의 메시지를 의류 곳곳에 삽입해 대담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Media Guerrilla’, ‘We need cacophony’와 같은 문구에서는 FPAR의 색이 짙게 묻어난다. 티셔츠, 스웨트셔츠, 후디, 코치 재킷 등 컬렉션에 들인 공이 상당하다. 가격, 발매 날짜는 미정, 곧 도쿄의 더 풀 아오야마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