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큼 자국의 전통에 집착하는 민족도 드물다. 전통 의복의 형태를 따온 다양한 의류 ━ 심지어 아웃도어 브랜드에까지 나타난다 ━ 는 물론, 매년 각종 의류 제작 공정이 현대화, 간편해지고 있는 지금에도 옛것을 온전히 복원하고, 이를 현대적인 의류로 재탄생시키는 모습은 가히 변태적이기까지 하다. 익히 알려진 비즈빔(VISVIM)은 물론, 논네이티브(nonnative), 헤드포터 클래식(HEAD PORTER Classic) 등 다양한 일본 브랜드의 이러한 움직임은 흥미로운 결과물을 낳음으로 자국의 전통을 여러 나라에 알리는 중이다.
전통적인 일본의 천연 염색 기법은 ‘재팬 블루(Japan Blue)’, ‘재팬 인디고(Japan Indigo)’라는 이름으로 일본 외 국가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생동감 넘치는 색조는 갖가지 의류에 흡수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런 일본 천연 염색의 끈이 끊기지 않도록 연구하는 염색 그룹, 부아이소우(BUAISOU)는 직접 염색 원료가 되는 식물을 재배하고, 이를 직물에 염색하는 천연 염색 스튜디오다.
부아이소우는 12세기부터 시작한 일본의 염색 역사를 찬찬히 훑고 이를 현대에까지 고스란히 가져오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일본 인디고의 절정기, 일본 전역 1,000여 개의 농장에서 4개로 줄어든 현 일본 천연 염색 시장에 대한 우려로 시작한 부아이소우는 까다로운 천연 염색 공정을 보존하고, 세계에 알려 천연 염색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쪽빛을 내는 잎을 수확 후 이를 말린 다음 잿물과 수산화칼슘으로 발효하는 굵직한 과정은 모두 그들의 손으로 직접 이루어진다. 이러한 염료를 통해 천연 염색을 거친 다양한 의류와 액세서리, 손으로 직접 짠 실 등의 상품 판매와 일반인이 직접 천연 염색을 체험할 수 있는 워크숍을 개최함으로 그들의 비전을 더욱 단단히 한다. 한창인 젊은이들이 도시와 떨어진 시골에 모여 자국의 전통을 가꾸는 모습은 최첨단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남긴다. 천연 염색이 어떤 공정으로 완성되는지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이들의 움직임을 응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