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출신의 두 디렉터, 아츠히코 모리와 케이지 이시즈카가 2005년 런칭한 일본 브랜드 와코마리아(Wacko Maria)의 18 S/S 컬렉션이 공개되었다. 여자들이 섹시하다고 느낄 만한 옷을 만든다는, 대놓고 불량하면서도 왠지 사연 하나쯤 있을 것 같은 남자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와코마리아의 의류는 매 시즌 술, 여자, 파티, 영화 등 굉장히 남성적인 키워드로 중무장한다. 와코마리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슬로건, ‘Guilty Parties’에 동참하기 위해 숱한 아시아 남성들은 도쿄 매장에서 직원들의 외모에 기가 눌려가며 하나씩 제품을 샀을 터.
이번 컬렉션 역시 전반적인 제품군은 기존에 와코마리아가 추구하던 방향성과 대동소이하다. 이 브랜드가 일본산이라는 걸 여실히 증명하는 알로하셔츠의 동양적인 그래픽, 레오파드 프린트, 용, 파도 등 마초 냄새 짙은 와코마리아의 봄은 야쿠자와 스트리트 경계를 ─ 둘 다 길거리에서 태어났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 절묘하게 넘나든다. 여자친구와 같이 가면 위험하다는 와코마리아 숍 스태프를 데리고 찍은 룩북 역시 주효하다.
한일 양국 간의 역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한국인의 심기를 거스를 만한 왜색 짙은 디자인도 서슴없이 내는 그들이지만, 한편으로는 또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일본 학원물에서 쿨함을 뽐내던 캐릭터의 착장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불량, 마초, 쿨, 일본 정도의 굵직한 키워드를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와코마리아의 강렬한 정체성은 남자로 태어나 남자답게 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강요받은 이 시대의 아시아 남성이 이 브랜드를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와코마리아의 18 S/S 컬렉션은 2월 10일부터 일부 딜러숍에서 판매 중이며 오는 16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정식 발매한다. 더 많은 사진은 하단 공식 웹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