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유명 사진작가 폴 허프(Paul Huf). 음반을 좋아하는 이는 필립스 레코드(Philips Records)와 그가 협업해 내놓은 1955년의 ‘Philips Favorites Series‘를 확인해보자. 고전음악계의 앨범 아트 공식을 아름답게 탈피한 그 시리즈는 지금도 많은 완벽주의자 수집가를 바쁘게 한다. 이처럼 의외성이 돋보이는 촬영을 다수 기획해온 그는 패션 분야에도 발을 깊게 담근 인물이었다.
패션 화보의 문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 결심한 그는 1960년대 중반, 철의 장벽 너머 모스크바로 향한다. 역사상 최초 크렘린(Kremlin) 궁전에서 패션 사진 촬영 허가를 받은 그. 이하는 1965년 모스크바의 겨울이다. 옷장을 열어도 딱히 입을 옷이 없어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벌벌 떠는 당신에게 참고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