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신경 과학자이자 플로팅 포인츠(Floating Points)라는 전자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샘 셰퍼드(Sam Shepherd)는 2009년, 전자음악 레이블 ‘플래닛 무(Planet Mu)’를 통해 [J&W Beat]를 공개, 이후 자신이 설립한 레이블 ‘이글로 레코드(Eglo Records)’를 통해 개러지와 브레이크 비트를 기틀로 부지런히 실험을 이어왔다. 또한 2015년엔 앙상블 밴드를 꾸리고 일렉트릭 재즈 앨범 [Elaenia]를 자신의 첫 앨범으로 삼으며 실험의 스펙트럼을 넓히기도. 연이은 EP [Kuiper]와 모하비 사막을 배경으로 제작된 앨범 [Reflections – Mojave Desert]까지, 자신이 꾸린 밴드와 함께 앙상블 앨범을 공개한 바 있다.
앨범 [Elaenia]로부터 4년, 그사이 샘 셰퍼드는 The XX와 함께 투어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10월 18일 닌자 튠(Ninja Tune) 통해 공개한 앨범 [Crush]는 투어 당시, 20,000명의 관중 앞에서 홀로 롤랜드(Roland) 드럼머신과 부클라(Buchla) 신시사이저로 즉흥연주를 펼친 기억을 되살린 것이라고. 샘 셰퍼드는 당시를 ‘과감한 용기에서 비롯된 가장 공격적인 즉흥 연주’라 회상하기도 했다.
더불어 박사로 오랜 시간 연구한 신경 후성 유전학(neuroepigenetics)을 자신의 음악 노트에 다시 한번 대입했다. 트랙 “Sea-Watch”가 시리아 난민을 구조하기 위해 지중해로 떠난 독일인 선장 케롤라 라케테(Carola Rackete)의 이야기인 것이 그 증거. 또한 “Anasickmodular”, “LesAlpx”의 여러 형태로 움직이는 비주얼이 마치 고통을 감내할 때 분주히 움직이는 뉴런 세포를 표현한 것만 같다. 직접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