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4년, 황금 투구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서울 최장수 언더그라운드 클럽으로서 26년의 명맥을 유지한 명월관(현재는 MWG)이 오는 9월 폐업 소식을 알렸다. 1990년대 전성기를 지나 지금까지 숱한 뮤지션, 디제이들과 함께 서울 전자음악 신(Scene)의 코어를 유지한 명월관은 홍대가 점차 상업적인 색채를 띠며 대형 자본 기반의 클럽들이 속속들이 생겨날 2000년대를 통과할 시절에도 꿋꿋이 ‘명월관’으로서 남았다. 지난해 25주년 파티를 마치며 국내 언더그라운드 클럽 문화의 상징이자 1세대 클럽으로서 다시 한번 그 영향력을 증명한 명월관이었지만, 결국 코로나바이러스는 피해가지 못했다.
장기화된 팬데믹 여파에 대부분의 문화 산업이 타격을 받은 지금, 공간에 다양한 변화를 주기 힘든 클럽의 특수한 환경상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명월관을 비롯해 전 세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언더그라운드 클럽들이 안타까운 소식을 하나둘씩 전하고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같은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명월관의 추억을 간직한 많은 이들의 포스팅이 이어지는 와중, 명월관 측에서는 9월 전까지 후원자가 이름을 이어받아 운영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코멘트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남겼다. 명월관의 폐업 소식은 분명 국내 클럽 문화에 발을 담구고 있는 이들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클 것.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 클럽 문화의 지형을 크게 바꿔놓은 가운데, 문화를 즐기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가져보는 일이야말로 지금 생산자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