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자음악 프로듀서 베리얼(Burial)이 ‘XL 레코딩스(XL Recordings)’를 통해 오는 2월 9일에 새 더블 싱글 [Dreamfear / Boy Sent From Above]를 발매 예정이다.
베리얼은 영국의 초기 덥스텝 신(scene)이 구축되는 데 큰 영향력을 끼쳤던 프로듀서 코드나인(Kode9)이 설립한 전자음악 명가 ‘하이퍼덥(Hyperdub)’에 첫 번째로 입성한 아티스트다. 2006년 하이퍼덥을 통해 발매된 앨범 [Burial]은 덥스텝의 골조 안에서 어두운 분위기에 드럼과 보컬 샘플의 조화를 감각적이고 치밀하게 배치한다. 이는 영국의 음악 잡지 더 와이어(The Wire)에서 올해의 앨범으로 거론되는 등 비교적 짧은 행보에도 평단의 큰 주목을 이끌어냈다. 그다음 해에 발매한 [Untrue]는 이보다 더한 파급효과를 일으키며, 2000년대 덥스텝과 투스텝 개러지 장르계의 기념비적인 아티스트로 여전히 평가되기도.
두 앨범을 통해 떨친 엄청난 명성과 달리, 당시 베리얼의 신상은 베일에 싸여있었다. 기성 전자음악 프로듀서들처럼 디제잉, 라디오 쇼나 라이브 공연도 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자기 가족 이외에 5명 정도만이 음악가인 것을 알았을 정도라고. 이에 팬들은 그를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이나 팻보이 슬림(Fatboy Slim)이 또 다른 예명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부캐’로 추정하는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었다. 2008년 인디펜던트지(The Independent)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본명이 윌리엄 베반(William Bevan)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수수께끼는 여전히 종결되지 않았다. 2014년에 하이퍼덥 공식 웹사이트에 “Hi, this is Will”이란 문구와 함께 웹캠으로 촬영한 셀피가 올라오고 나서야 수수께끼가 풀린 것이다.
[Burial]과 [Untrue]의 발매 이후에도 영국의 지역성이 돋보이는 개러지, 정글, 하드코어 같은 장르와 베리얼 특유의 으스스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결합한 각종 EP 앨범과 싱글을 발매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다. 명실상부한 베테랑 아티스트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 톰 요크(Tom Yourke), 포 텟(Four Tet)과 협업하는 등,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을 체급의 전자음악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대부분 하이퍼덥을 통해 공식 발매했던 베리얼은 이번에 XL 레코딩스와 함께한다. 발매일은 2월 9일. 더블 싱글 [Dreamfear / Boy Sent From Above] 발매에 앞서, 12인치 초판 화이트 라벨 레코드 바이닐 500장을 전 세계 일부 레코드 매장에 한정으로 출시했다. 또한 XL 레코딩스에서의 솔로 데뷔를 기념하는 티셔츠와 스웻셔츠를 포함한 굿즈도 판매한다.
현재 유튜브에서는 바이닐에서 추출한 음원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접한 리스너들에 의하면 2013년에 그가 발매한 앨범 [Rival Dealer]의 트랙 샘플들을 사용한 것 같다는 의견으로 수렴한다. 일전에도 본인이 사용했던 샘플을 재사용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이번 더블 싱글은 베리얼 팬들이 원하는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맛이 제일 무서운 법, 직접 맛보자.
XL Recording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XL Recordings 공식 웹사이트
이미지 출처 │ Hyperdub, XL Record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