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A가 지난 주 공개한 “Borders”의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세계적인 화두인 시리아 난민 문제를 이정도로 전면에 내세운 뮤지션이 있었던가. 그녀는 자신이 직접 감독한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철조망, 난민 보트, 수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해 이 문제를 기꺼이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이전 스트리트 아티스트 뱅크시(Banksy) 역시 자신의 대형 프로젝트인 디스멀랜드에서 난민 보트 모형을 전시하고, 수익금을 전부 이민자들의 거처를 짓는 데 사용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본인조차도 스리랑카 이민자 출신인 M.I.A가 오갈 데 없는 처지에서 처절하게 국경(Borders)을 넘는 난민들을 표현했다.
올해 전 세계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사건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특히 시리아 난민 수용 문제는 독일이 더블린 조약을 재적용하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욱 악화된 상태. 몇백 만에 달하는 난민을 살리기 위해 세계적인 구호 활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수용 시설, 구호물자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UN에서도 딱히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는 지금, 이민자들은 길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거나 망명을 요청하기 위해 세계를 떠돌고 있다.
쿠웨이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 에미리트, 오만 등 시리아 남부 국가들은 난민 수용을 거부하며 세계적인 질타를 받았다. 파리 생제르맹 FC 유니폼을 입고 나온 M.I.A는 가슴팍에 쓰인 PSG 후원사, Fly Emirates를 ‘Fly Pirates’로 변경해 아랍 에미리트를 비롯한 시리아 남부 국가들의 비겁한 정책을 조롱한다. 그녀는 그동안 사회적인 이슈, 정치적인 메시지를 음악에 녹여내며 꾸준히 자신의 입장을 견지해왔다. 정치, 국경, 정체성, 난민, 진실 등 우리가 진정 깊게 들여다봐야 할 문제를 그녀는 하나하나 힘주어 말하며 지금의 세태를 비판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M.I.A와 같은 뮤지션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한국의 현실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