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소울 영역을 넘어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는 뮤지션, 에리카 바두(Erykah Badu). 그녀는 1997년, 패기 넘치는 제목의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 [Baduizm]을 발표하며,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발표된 이 한 장의 앨범은 이후 그녀가 선보일 위대한 공연과 위대한 몇 장의 앨범 그리고 그에 걸맞은 화려한 남성 편력의 시발점이 되었다.
에리카 바두는 [Baduizm]을 발표하기 전까지 고향 댈러스와 새로운 정착지인 브루클린의 여러 클럽, 술집에서 노래를 불렀다. 여기서 소개할 영상은 [Baduizm]이 발표되기 2년 전인 1995년, 지금도 성업 중인 브루클린 문 카페(Brooklyn’s Moon Cafe) 오픈 마이크 이벤트에서 부른 “On & On” 라이브다. 그녀는 이 곡으로 첫 번째 도약과 동시에 빌보드 차트 12위에 오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는데, 이미 앨범이 발표되기 몇 년 전부터 대강의 그림은 완성되었던 것 같다. 지금의 관록과 명성을 얻기 전 상당히 앳된 모습, 그리고 자신을 대표하는 헤드랩 또한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리카 바두가 데뷔한 지 꼭 20년이 지났다. 그녀가 세상에 나온 기념비적인 해인 1997년을 회상하며 본인이 직접 공개한 이 짧은 라이브에서도 이미 완성된 듯한 독특한 자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천천히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