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이 떨떠름한 정신병이 찾아오는 계기는 가지각색이다. 어떤 경우는 정신과 의사마저 발병 원인도 모를 만큼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이 겪는 정신 질환으로 인식된다. 그렇다고 별 것 아니라 생각하며 간과하면 안 된다. 심각한 경우, 스스로 구렁텅이로 빠져버리는 일도 다반사니까.
예술 장르에서 우울증 역시 흔한 소재다. 약 130년 전,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이를 소재로 작품 ‘영원의 문‘을 그려내고, 음악에선 우울함을 치료하기 위한 ‘디프레션 테라피(Depression therapy)’가 존재하며, 반대로 우울함을 유발하기 위한 음악 ‘디프레시브 블랙 메탈(Depressive Black Metal)‘이 유서 깊은 장르로 자리 잡은 지금이다. 우울과 관련된 예술은 흔하다 못해, 아트 클리셰로 인식되는 시점, 최근 우울증을 겪고 음악을 제작한 잼패드(Jampad)의 믹스테입 [憂鬱症]도 이와 비슷한 예가 되겠다.
믹스테입 [憂鬱症]은 독특한 시그널을 앞세운 인트로로 시작하여, 베비 마코(Bevy Maco)와 양선(YangSun)의 보컬 피처링 트랙” Cavalier”, “Unchain me”를 지나간다. 이후 펼쳐진 인스트루멘탈 트랙들은 글리치(Glitch)하며 거친 사운드를 바탕으로 꾸준히 우주적 공간을 연출해 전체적으론 미국의 전자음악 그룹 글리치 몹(The Glitch Mob)과 같은 궤에 오른 듯하다.
우울증의 원인이 된 욕망과 욕심을 음악으로 풀어냈다고 하는 잼패드의 믹스테입 [憂鬱症]. 비록 테마는 흔한 소재지만, 사운드는 로컬 신(Scene)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