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이제 옛날이야기다. 단풍이 들었다 싶더니 금세 입김이 모락모락 피고, 가을맛을 보기가 무섭게 겨울이 찾아오는 중이다. 하지만 각종 예술과 청승이 꽃피는 계절 가을을 이렇게 쉬이 떠나보낼 순 없는 법. 가을을 백배 즐기기에 적격인 마르코스 발레(Marcos Valle)의 1969년 MPB(브라질 대중음악, Música Popular Brasileira) 필청작, [Mustang Cor De Sangue]를 엘리멘탈 뮤직(Elemental Music)이 최근 재발매했으니 올해의 짧은 가을이 가기 전 찬찬히 감상해보는 건 어떤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 출신의 마르코스 발레는 60년대 초부터 활동하며 브라질 보사노바 전성기 때부터 종횡무진 활약했다. 기타와 피아노 그리고 보컬의 재능을 타고난 그는 고전 음악, 브라질 가요, 북미 재즈를 그만의 형식으로 새롭게 풀어 남미를 넘어 북미에서도 인지도를 높였고 [Mustang Cor De Sangue]는 그런 그의 초기 역작이다.
수록곡 전부가 놓칠 것 없는 수작이고 그 중 “Azimuth”에 깊게 심취한 브라질 프로듀서들이 결성한 밴드가 재즈 훵크의 금자탑 아지무스(Azymuth)인 일화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발레의 83년 디스코 넘버, “Estrelar”로만 그를 알던 이들에겐 필시 즐거운 발견이 될 것이다. 직접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