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을 사랑하는 이들로 결성된 씨사이드 러버즈(Seaside Lovers)는 키보디스트이자 사운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던 세 명의 뮤지션 마츠토야 마사타카(Masataka Matsutoya), 이노우에 아키라(Akira Inoue), 사토 히로시(Hiroshi Sato)로 구성됐다. 이는 당시 CBS/ SONY의 뮤직 디렉터 하시모토 신이치(Shinichi Hashimoto)의 진두지휘 아래 꾸려진 프로젝트 그룹으로, 이들의 유일한 발자국인 1983년 앨범 [Memories in Beach House]는 1978년 아일랜드 뮤직 콘셉트에서 5년간 이어진 ‘CBS/ SONY Sound Image Series’의 막을 장식한 재즈 퓨전 작품집이다.
살구색 프레임에 담긴 에메랄드빛 바다를 무대 삼아, 환상의 러브 스토리를 그려낸 앨범 [Memories in Beach House]는 30년이 지나, 넷 문화 ‘베이퍼웨이브(Vaporwave)’ 붐과 함께 이름이 더욱더 퍼져나갔다. 미국 와패니즈 사이에서 사진작가 오부치 시즈키(Shizuki Obuchi)가 찍어낸 청명한 해변 커버 아트가 재조명받은 것. 담긴 음악 또한 당시 일본의 AOR을 동경하던 와패니즈의 취향과 정확히 일치했을 터. 따라서 몇 안 되는 바이닐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혹자에 따르면, 시부야 한구석에 자리한 레코드샵에서 [Memories in Beach House]를 겨우 찾아냈으나 치솟은 가격에 숙고한 결과, 결국은 손에서 내려놓았다고. 치솟은 가격이 아쉬움을 넘어 한스러우리라. 그리고 이 한 맺힘이 뉴욕까지 전달된 걸까?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둔 음반 레이블 쉽 투 쇼어 포노 코퍼레이션(Ship to Shore Phono Co. 이하 쉽 투 쇼어)의 노력으로 앨범 [Memories in Beach House]가 재탄생한다.
1983년 첫 프레싱 이후 종적을 감춰버린 앨범 [Memories in Beach House]를 뉴욕에 자리한 음반레이블 쉽 투 쇼어가 36년 만에 재발매를 이뤘다. 그리고 어떻게 재발매를 성사시켰는가 하는 의문 또한 일었다. 이는 아마 소니(Sony)가 저작권을 쥐고 있는 닌텐도 고전 게임, 마더(Mother)와 코나미(Konami) 사운드 팀 ‘코나미 구형파 구락부(Konami Kukeiha Club)’의 게임 사운드 트랙을 수차례 재발매한 노하우에서 비롯됐으리라. 또 이들이 재발매한 바이닐은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앨범 [Memories in Beach House] 또한 청명한 푸른 빛을 띤 바이닐을 포함해 본 앨범의 재발매를 학수고대한 레코드 컬렉터의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 꽃피는 3월쯤, 레이블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고 하니, 여름을 위한 음악으로 낙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