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당시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콩스탕틴(Constantine)에서 태어난 조흐라 아세우이(Zohra Aïssaoui)는 8살이 된 해, 남부 프랑스로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아랍 전통 음악에 둘러싸여 성장한 조흐라는 기타 연주와 노래에도 소질을 보였으며 어린 나이부터 무도회의 무대에 오르기 이른다.
70년대 중반, 지역에서 공연하던 조흐라를 발견한 인물은 바로 당대 프랑스의 촉망받는 젊은 연주자이자 작곡가, 조엘 하니에(Joël Hannier). 어릴 적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시타르(Sitar, 인도의 전통 악기) 덕분에 음악에 입문한 그였기에 조흐라의 재능을 감지할 수 있었던 것. 조엘은 곧바로 조흐라의 첫 음반 작곡에 돌입한다. TV 방송, 발레(Ballet), 오케스트라 등을 위한 음악을 작곡해온 유능한 20대 후반 조엘에게도 신선한 도전이었던 조흐라의 디스코 데뷔곡. 조흐라와 호흡을 맞춘 그는 결국 “Badala Zamana”를 77년 내놓았다. 나쁘지 않은 성공을 거둔 본 곡은 당시 프랑스 지배하의 아랍권 국가의 라디오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다고.
시간은 지나, 조흐라의 “Badala Zamana”는 대중에게 잊혔다. 그러나 좋은 음악은 두고두고 다시 들어야 하는 법. 일부 열성적인 디거(Digger)들 사이에서만 거론되는 본 곡의 재발매 계획을 독일 베를린에 근거한 음반 레이블 MTMU(Music Take Me Up)가 밝힌 때가 2018년의 겨울이다. 그리고 테스트 프레스를 거친 “Badala Zamana”의 7인치 바이닐 음반이 이윽고 발매되었다. 기연으로 탄생한 알제리인 조흐라의 디스코다. 직접 확인해보자.